하느님은 늘 그 자리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십니다.
서방교회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동방교회'가 있습니다.
동방교회는 일단 1054년 이후 분리된 교회들을 통칭하는데, 그 중에서 동방 가톨릭교회라 하면 서방교회와 유대를 갖고 있는(정확히는 교황을 인정하는) 교회를 말합니다.
그 외의 동방교회는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를 중심으로 한 교회들과, 또 그를 인정하지 않는 독립적인 교회들을 통칭합니다. 흔히 정교회라고도 합니다.
가톨릭을 천주교라고 부르는 데는, 중국에 가톨릭이 전래되면서 하느님(God)을 천주로 한자화하면서 시작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이에 반해서 흔히 개신교라 부르는 프로테스탄트(Protestant)가 있습니다.
먼저 우리나라에 들어온 천주교에 대해, 뒤늦게 들어온 프로테스탄트가 자신들과 구별하기 위해서 천주교를 구교(舊敎)라 부르고 자신들을 신교(新敎)라 불렀습니다. 하지만 이는 틀린 말로 지금은 쓰지 않습니다.
역시 개신교라는 말도 틀린 말이며, 분열된 이들의 개개 교파를 불러야 합니다. 즉 장로교나 감리교 등으로 말입니다.
굳이 개신교라는 말을 쓸 때에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프로테스탄트'라 불러야 합니다.
가톨릭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광범위한, 다방면의, 보편적인, 전반적인, 포용적인, 마음이 넓은, 관대한" 등으로 쓰이며, 이 말은 2세기 초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가 맨 처음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는 스미르나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신 곳에 가톨릭교회가 존재하듯, 주교가 있는 그곳에 교회 공동체가 존재한다."
(Ubi episcopus, ibi est communitas, ut ibi Jesus Christus, ibi est Ecclesia Catholica.)
Ecclesia Catholica는 가톨릭교회라는 의미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하나인 교회를 강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2세기 말에 예루살렘의 성 치릴로가 예루살렘 교리서에서 '가톨릭'에 대한 정의를 완전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서 저 땅끝까지 온 세상에 퍼져있는 까닭에, 또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지식을 큰 것이나 작은 것이나 모두 포함한 모든 교리를 가르치는 까닭에, 그리고 모든 인간의 왕, 시민, 학자, 무식한 자 등 모든 사람을 참다운 신앙에로 이끄는 까닭에 그 이름을 가톨릭이라고 한다."
사도신경에도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라고 되어 있으며, 니체아 콘스탄티노플 신경도 "하나이며 거룩하고 보편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라고 나와 있듯이, '보편'(catholic)이라는 의미는 모든 시대 모든 사람이 믿어온 교회이며,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로부터 이어온 교회를 뜻합니다.
가톨릭교는 지난 2000년 동안 서구 문화와 문명의 정신적, 사상적 토대가 되어 왔으며, 학문과 예술에도 지대한 공헌을 해 왔습니다. 또 온 세상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고 실천하면서 세계 평화와 인류애 증진을 위하여 크게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전세계에는 약 10억 명(1998년 말 통계)의 가톨릭교 신자들이 같은 믿음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 서학(西學)을 연구하던 학자들을 중심으로 예수님을 믿는 이들의 공동체가 자생적으로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이승훈은 귀국하자마자 이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었고, 드디어 지금의 명동 성당 부근의 명례방에서 정기적인 신앙 집회가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외국인 선교사가 가톨릭교를 우리나라에 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 스스로 가톨릭교 신앙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이는 세계 교회사에서 유일한 일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말씀과 행적으로 인간에게 영원한 행복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 주셨는데, 사랑과 평등과 자유의 사상을 바탕으로 한 이 가르침은 당시로서는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하느님 앞에 만인은 평등하고 모두 하느님의 자녀로서 한 형제이며 자매라는 가르침은 양반과 천민, 남자와 여자라는 엄격한 신분 차별이 있던 사회에서 참으로 획기적인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신앙 선조들은 예수님의 기쁜 소식을 우리 민족과 함께 나누기 위하여 혹독한 박해를 견디고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배교(背敎)하겠다.”라는 한 마디만 하면 단란했던 가정, 잃었던 명예와 가산을 되찾을 수 있었지만, 그들은 예수님의 사랑을 드러내고, 그분의 가르침대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하여,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하여 목숨까지 바쳤습니다. 이렇게 신앙을 고백했던 많은 순교자들 가운데 이미 103명은 전세계의 가톨릭교 신자들이 함께 공경하는 성인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가톨릭교 신자들은 476만 8,242명(‘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2006년 말 통계)이라는 대가족을 이루고 있습니다. 교회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봉사하고, 남북통일을 위하여 기도하고, 북한 형제들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으며, 하느님께서 주신 인간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 곳곳에서 빛과 소금의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의 대표적 전례인 미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심으로써 바치신 제사를 기념하고 재현하는 것이며, 그분 안에서 우리가 한 형제를 이루는 거룩한 잔치입니다. 신자들은 주일(일요일)마다, 그리고 교회가 정한 특별한 날에 미사에 참여할 의무가 있습니다. 성당에서는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시간을 정하여 여러 차례 미사를 드리는데, 신자들은 편리한 시간을 택하여 미사에 참석하게 됩니다. 미사에서 신자들은 주님께 최고의 경의를 표현하기 위하여 무릎을 꿇고, 예의를 갖추면서 주님을 대하기 위하여 일어서고, 편안하게 주님과 대화를 나누기 위하여 앉는데, 이는 우리의 생활 관습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가톨릭교 신자들은 누구나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교구와 본당에 소속되어 신앙생활을 합니다. 본당을 중심으로 신자들은, 앞에서 본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모습처럼, 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예배를 드리고 형제적 사랑으로 나눔을 실천하며 세상에 나아가 선교 사명을 수행합니다. 그러므로 본당은 가톨릭교 신자들의 신앙생활 터전입니다. 본당에는 신자들의 신앙생활 지도를 책임지고 있는 주임 신부가 상주하고 있으며, 전교 수녀와 사무실 직원들이 협력하고 있습니다.
가톨릭교 신자들은 거룩해지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신자들은 본당과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모여 하느님을 같은 아버지로 고백하고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들면서 형제적 사랑을 나누며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자들의 형제애는 굳건한 신앙생활과 친교의 바탕이 됩니다. 예비신자들도 이러한 형제애를 나눌 수 있는 교회 공동체에 초대받은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교회, 즉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교회는 하나뿐이고, 세상 어디를 가도 일치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다른 교회와 달리 뚜렷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 하느님의 교회로서 다음 네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신부로서 성령의 특은이 항상 흘러넘치고 있어 실제로 많은 성인, 성녀들이 배출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신자들이 완덕을 갈망하며 성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죄를 거부하셨지만 죄인을 가까이 하신 것처럼 교회도 죄인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교회의 사명입니다. “나는 의인들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들을 부르러 왔습니다”(마태 9.13) 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과 ‘밀밭의 가라지’(마태 13. 24-30)를 생각하면 교회 안에 많은 죄인이 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 자체는 거룩하지만 그 구성원들의 불완전함으로 인하여 교회는 끊임없이 쇄신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시대에 따라 공의회로써 자신을 혁신하고 신자들의 내적 회심을 촉구함으로써 쇄신되고 완성되어 갑니다.
가톨릭교회는 진정으로 회개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받아들입니다.
가톨릭교회는 모든 시대에 공번되어 왔습니다. 그리스도 이후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박해와 어려움을 겪었지만 어느 세대에도 끊이지 않고 꾸준히 하느님 나라를 확장해 왔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어느 장소에도 구애받지 않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이렇듯 가톨릭교회는 시간과 장소와 인격을 초월하는 공번된 교회입니다.
이러한 계승은 사도들이 예수님으로부터 배우고 그 분이 가르친 것과 똑같은 교리와 생활을 현재에도 가르칠 수 있게 합니다. 계승된 교회가 그리스도의 교회이고 성령의 인도를 받는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2005년 4월 24일에 즉위한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대 교황 성 베드로의 지위를 계승받아 265대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예수님을 가리키는 칭호로 ‘사람의 아들’, ‘하느님의 어린양’, 인간을 재앙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점에서 ‘구원자’나 ‘구속자’가 있습니다.
교계제도는 신품권(神品權, ordo)에 의한 것과 재치권(裁治權, jurisdictio)에 의한 것으로 구분됩니다.
신품권에 의한 교계제도는 미사 집전과 관련된 것으로서 주교, 사제, 부제의 세 계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재치권에 의한 교계제도는 교회의 사명을 다하기 위한 입법, 사법, 행정권과 관련된 것으로서 교황과 주교의 권한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재치권은 교황과 주교뿐만 아니라 사제와 부제들에게도 부분적으로 위임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교계제도는 모든 계층의 성직자들을 다 포함하는 것입니다.
1960년대 이후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에 따라 평신도들에게도 교계제도에 입각한 많은 임무와 권한이 부여되었습니다.
교계제도에 따른 가톨릭교회의 조직을 좀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