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늘 그 자리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십니다.
이밖에도 성수나 성초도 가정에 비치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성물들을 집안에 둠으로써 우리는 하느님을 더욱 가깝게 느끼게 되고, 신앙심을 깊게 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 공소인명록이 지금의 교적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교적은 이처럼 한국교회의 특수상황에서 생겨난 우리나라의 교유한 제도입니다.
이사를 했는데도 교적을 옮기지 않았거나 오랫동안 냉담을 한 경우 자신의 교적이 없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신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성당에서는 이런 신자들의 교적을 모아서 행방불명자나 냉담자 교적으로 따로 관리합니다. 그리고도 3년이 경과한 행방불명자나 냉담자 교적은 수원교구의 이향신자(행불자) 사목부로 이관하게 됩니다. (이는 수원교구뿐만 아니라 서울대교구 등 다른 교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교적을 찾으려면 교적을 두고 마지막으로 다녔던 성당에 가서 확인을 해보고, 그 성당에 교적이 없으면 이향사목부에서 확인해보면 됩니다.
만약 성당과 이향사목부 어디에서도 자신의 교적을 찾지 못했다면 마지막 방법으로 세례를 받았던 성당에서 세례 증명서를 발급받아 교적을 새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제사를 지낼 경우 가족이 함께 성당의 아침 미사에 참례하여 선조와 후손을 위해 기도하며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고, 저녁에 집에서 추도예식(제사)을 올릴 것을 권합니다.
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러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성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세례를 받고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기 전 40일 동안 광야에서 기도를 하셨고, 제자들에게도 정신적인 피로를 풀기 위해 한적한 외딴 곳으로 가서 좀 쉬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피정이 가톨릭교회에 공식적으로 소개된 것은 반(反) 종교개혁 시대였으며, 성 이냐시오 로욜라는 그의 저서 ‘영신수련’을 통해서 체계적인 피정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이 책은 1548년 교황 바오로 3세에 의해서 인가되었고, 교황 비오 11세는 이냐시오 로욜라 성인을 피정의 주보성인으로 선포했습니다.
피정은 대상에 따라 성직자들의 피정, 수도자들의 피정, 평신도들의 피정으로 구분됩니다.
성직자들의 피정은 19세기 초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처음 실시했다고 전해집니다. 현재 교회법상으로 성직자들은 3년에 한 차례씩, 수도자들은 최소한 1년에 한 차례씩 피정에 참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피정은 참가자 수에 따라 개인피정과 단체피정으로 구분되고, 기간이나 지도 방법, 내용이나 주제, 참가자들의 나이와 성별 또는 직업에 따라서도 세분화될 수 있습니다.
피정의 방법은 기본적으로 침묵에 따르는 고독 속에서 기도와 묵상을 하고, 사제를 비롯한 피정 지도자들의 강의를 듣는 것으로 진행됩니다.
현대에 와서는 공동으로 하는 피정 형태가 등장하면서 대화식이나 그룹 토의, 그룹 작업, 연구 형태 등 서로 협조하면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피정 방법도 많이 보여집니다.
피정 장소로는 성당이나 수도원, 피정의 집 등이 이용됩니다.
17세기부터 등장한 피정의 집은 피정을 원하는 사람들이 일정 기간 동안 머물며 지도자의 지도를 받는 곳인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대부분 수도원 계통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순교 성지를 찾아오는 순례자들을 위한 피정의 집도 자주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