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문 중에서 가장 짧은 기도문은 십자성호를 그으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고 바치는 성호경입니다. 성호경은 가장 짧지만, 그러나 가장 중요한 기도문 중 하나입니다.
십자가는 원래 고대 중동지방에서 사형도구로 사용되었던 물건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계서 십자가에 희생되신 이후부터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상징하게 되었고, 그 후 가톨릭교회에서는 전례나 기도에 십자 표시를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전례와 기도 끝에 십자 성호를 긋는 것뿐만 아니라 하루 일과나 각종 모임의 시작과 끝에도 성호경을 바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십자 성호를 그으면서 성호경을 바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들이 비록 하찮고 작은 일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을 하느님과 연관시키고 또한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것과 더불어 하느님은 한 분이시지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세 위격을 가지고 계시다는 삼위일체 신앙을 고백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동시에 자신이 그리스도교 신자임을 세상에 알리는 표식이 되기도 합니다.
성호에는 ‘작은 십자성호’와 ‘큰 십자성호’가 있습니다.
작은 십자성호는 사도시대 때 이마에 엄지손가락으로 십자가를 긋는 관습에서 시작되어, 4세기경부터 지금과 같이 이마, 입술, 가슴에 작은 십자성호를 긋게 되었습니다. 미사 중 복음을 읽기 전이나 세례성사 그리고 기타 강복과 축성식 때 작은 십자성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마에 긋는 작은 십자성호는 예수님의 말씀을 머리로 깊이 생각한다는 의미를, 입에 긋는 십자성호는 예수님의 말씀을 이웃에 전한다는 의미를, 가슴에 긋는 십자성호는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속 깊이 새긴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큰 십자성호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며, 11세기경부터 교회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큰 십자성호에서 특별히 이마와 가슴, 양 어깨에 성호를 긋는 것은 이 부분들이 사람의 몸과 마음을 모두 함께 나타낸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신부님의 생활과 은퇴
본당에서 활동하시는 신부님의 경우에는 소속 본당에서, 수도회 신부님들의 경우에는 소속된 수도회에서 생활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군종 신부님들이나 교육계통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전문 사목 또는 특수 사목에 계시는 신부님들의 경우에는 소속기관에서 생활비를 제공하며, 부족할 경우에는 소속 교구가 책임을 집니다.
교회 공동체를 위해서 일생 동안 자신을 바치는 성직자가 교회로부터 생계유지에 대한 도움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에 대해서 사도 바오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성전에 봉직하는 이들은 성전에서 양식을 얻고, 제단 일을 맡은 이들은 제단제물을 나누어 가진다는 것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마찬가지로, 주님께서는 복음을 전하는 이들에게 복음으로 생활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코린토 전서 9장 13-14절)
이렇게 교회 공동체에서 성직자들의 생계유지를 책임지는 것은 맡은 사명에 더욱 충실하라는 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직장에 정년퇴직이 있는 것처럼 신부님들도 은퇴 시기가 있습니다.
교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주교님과 신부님들은 75세가 되면 은퇴를 합니다. 하지만 건강에 따라서 일찍 은퇴를 하는 경우도 있고, 좀 더 오랫동안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은퇴 시기는 나이로 결정하기보다는 담당 주교님과 개인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신부님이 은퇴하게 되면 소속 교구에서 생활에 대한 일체를 책임지게 되는데, 은퇴 후의 생활은 신부님 개인에 따라서 각각 다르게 나타납니다.
먼저 개인적으로 집을 마련해서 혼자 생활할 수가 있습니다. 또는 은퇴한 신부님들을 위해 교회에서 마련해 놓은 집에서 생활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미사를 거행하거나, 성사를 줄 수 있을 만큼 건강한 분들의 경우에는 수녀원과 같은 곳에서 수녀님들을 도와주시거나 자선사업 단체를 도와주면서 생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레고리오 성가
그레고리오 성가는 ‘가톨릭 교회음악의 꽃’이라고 합니다. 로마교회의 전례 때 사용되는 그레고리오 성가는 초기 교회 때 남자 수도원에서 부른 노래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그레고리오 성가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교황 그레고리오 1세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초기 교회 때는 각 지역마다 각각 다른 성가를 노래했는데, 교황 그레고리오 1세가 이렇게 흩어져 있던 로마 성가와 갈리아 성가, 모자라빅 성가, 암브로시오 성가, 베네벤토 성가 등 초기 교회 성가들을 하나로 모아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전례력에 따라 다시 정돈해서 하나의 성가로 정착시켰습니다.
이렇게 성가를 집대성한 교황 그레고리오 1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후세에 와서 성가의 이름을 ‘그레고리오 성가’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레고리오 1세는 전례음악의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노래학교(schola cantorum)를 설립한 것을 비롯해서 최초의 성가집이라고 할 수 있는 ‘안티포나리우스 첸토(Antiphonarius cento)’를 편찬하기도 했습니다.
그레고리오 성가의 가사는 신. 구약성경에서 택한 것으로, 특별히 시편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대한 찬미와 감사, 탄원 등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에, 그레고리오 성가를 음악이 아닌 ‘노래로 바치는 기도’라고 말합니다.
그레고리오 성가는 화음이 없는 단성(單聲)성가로서 자연음으로 구성되었고, 기본적으로 ‘낭송식’과 ‘노래식’으로 구분됩니다. 이러한 그레고리오 성가의 형식은 우리가 드리고 있는 미사전례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먼저 낭송식은 주로 사제가 부르는 노래인데, 성무일도에서는 기도와 성서 낭독에서, 미사에서는 복음과 독서 낭독에서 낭송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노래식에는 가사의 각 음절이 하나의 음표로 되어 있는 단음적 노래(성무일도의 시편창, 미사의 대영광송, 사도신경)와 한 음절에 두 개 이상의 음표가 있는 네우마적 노래(성무일도의 성모찬양, 미사의 입당송, 거룩하시도다, 천주의 어린양, 영성체송), 그리고 많은 음으로 장식되어 있는 다음적 노래(응송,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연송, 봉헌송)가 있습니다.
금식재와 금육재
교회에서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금식재와 금육재를 지키고 있습니다.
금식재는 구약시대부터 내려온 관습으로 모세와 엘리아, 다니엘의 단식에서 그 유래가 찾아집니다.
금식재를 지키는 것은 하느님께 대한 순종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금식으로 절약된 음식이 가난한 이웃을 돕는 데 쓰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속죄와 정화, 수행과 극기를 위한 방법으로도 금식재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초대교회 때 금식재가 엄격하고 복잡하게 지켜졌던 것과는 달리 현대에 와서는 규정이 보다 완화되었습니다. 1966년 교황 바오로 6세는 “금식을 지킬 때는 그날 점심 한 끼를 충분히 먹고 아침과 저녁에는 그 지방의 관습에 따라서 음식의 양과 질을 조절할 수 있다.”라고 지침을 내렸습니다.
전 세계 교회에서 금식을 지켜야 하는 날은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이고, 금식재를 지켜야 하는 나이는 만 18세 이상부터 만 60세 미만의 신자입니다. 하지만 신체가 허약해서 금식을 할 수 없는 사람의 경우에는 금식재를 지키지 않아도 됩니다.
육식을 금해야 하는 금육재는 초기 교회부터 실천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집트의 성 안토니오와 그의 제자들은 빵과 물 그리고 소금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늘날까지도 많은 관상수도회에서는 거의 일 년 내내 금육재를 지키고 있습니다.
현재 교회에서 금육재를 지켜야 하는 날은 재의 수요일과 매주 금요일이고, 금육재를 지켜야 하는 나이는 만 14세 이상입니다. 하지만 금요일이 대축일인 경우에는 예외로 하고 있습니다.
금육재가 엄격하게 지켜졌던 초기 교회 때는 모든 고기와 생선 그리고 우유나 기름을 먹는 것도 금지했었지만 차차 생선이나 기름을 먹는 것이 허용되었고, 9세기 이후부터는 우유나 달걀을 먹는 것도 허용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가톨릭과 동방교회, 개신교의 차이점
오늘날 그리스도교는 비록 가톨릭과 동방교회, 그리고 개신교와 성공회 등으로 갈라져 있지만 모두 한 분이신 하느님과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같은 주님이고 구세주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또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같은 성경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먼저 가톨릭과 개신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계시의 원천에 관한 것입니다. 가톨릭에서는 성경과 함께 사도로부터 이어온 교회의 전통, 즉 성전을 인정하고 있지만, 개신교에서는 성경만을 계시의 원천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개신교가 가톨릭에서의 교황의 수위권(首位權)이나 무류성(無謬性), 성모 마리아 교리와 성사 등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여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하겠습니다.
다음은 사후세계에 관한 견해입니다.
가톨릭교회가 천당과 연옥, 지옥을 인정하는 것과는 달리 개신교에서는 사후세계에 대해 세상 종말의 부활 교리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신교에서는 모든 성인들의 통공이나 연옥 영혼들에 대한 사상이 없고, 죽은 이들에 대해서 기도나 제사도 드리지 않습니다.
개신교가 가톨릭과 근본적인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동방교회나 성공회는 성사와 교리 등 모든 면에서 가톨릭교회와 일치하는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동방교회에서는 교황의 수위권과 무류성 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비롯해서 전례나 전통적인 관습에서 가톨릭교회와 약간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성공회는 교황의 교도권과 통치를 부정한다는 면에서는 개신교에 가깝지만, 사도들의 전통인 성전을 받아들이고 가톨릭교회의 성사를 인정한다는 면에서는 가톨릭교회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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